내가 회계 공부를 하기 싫었던 이유? 外 what's-up: 일상

* 4. 12 내용하고 관계없는 짤방 추가. 그냥 노트북에 저장해놓은 그림 가운데 고른거임.




#1
난 지금 열쇠가 없고 엄마가 연락두절이어서 금요일 퇴근 후, 파김치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동네 피씨방에서 양아치 짓을 하고 있다.
눈이 무지 뻑뻑한 것이... 렌즈를 빼고 싶구나.

#2
요즘 내가 하는 일은 모 기업의 글로벌 ERP 프로젝트의 통번역사 일. 이 분야 통역사들 중에는 미국 공인회계사 따는 사람들이 무척, 매우 많다.

나도 이 일을 제대로 하려면, 회계공부를 하는 편이 좋겠으나, 하기가 찜찜했던 이유가 주중에 번뜩 떠올랐다.

내가 숫자를 싫어하고 일반 기업에 다닌 경험이 없다는 걸로는 이 불쾌함과 괴로움을 설명할 수가 없어서 궁금했었는데.

어쩜 그랬을까. 그 여자가 하던 거라서, 하기 싫었나보다. 난 참 못났다.

#3
내 친구 하나가, 나한테 '도덕성'을 가지라고 야단쳤다. 얜 이상하게 우리 엄마랑 비슷한 데가 많다. (심지어 생일도 비슷. 한겨울에 태어난 사람들은 다 그렇게 엄하게 꾸짖나.)

지난해, 내가 '인생 엿먹는 해'라고 대충 생각하기로 시마이했던 스물 아홉살이 뉘엿뉘엿 할 무렵,

엄마를 붙들고 징징댔었다.

내가 남같고, 사람들 사이에서 겉돌면서, 겉도는 것 티 안나게 잘 스며든 척 하면서 사는게 무섭다고.

내가 왜 이런지 모르겠어서 무섭고, 언제까지 이렇게 살지 모르겠어서 너무 무섭다고.

찔찔 울어가며 한참을 말하는데, 엄마가 "네가 너무 불쌍한데, 엄마랑 너는 성향이 너무 달라서 도움을 줄 수 없다"고 말하더니

울었다.

그러니까 맘이 편했다. 처음부터 엄마 울리려고 시작했던 것처럼.

#4
1번과, 2번과, 3번은 크게 보면 결국 다 이어진 얘기다.

나도 사람들에게 스며들고, 단순하고, 투명하고, 밝아질 수 있을까? 어떤땐 꼭 그럴 수 있을 것 같고, 어떤땐 역시 내 능력 밖의 일 같고, 또 어떤땐 그러기 싫다.

어쨌거나 회계 쪽으로 파고들 생각이 없다면 물류 쪽이라도 열심히 해야지 싶다.

#5
지금 난, 너무나 평화롭게 겉돌고 있는데, 이걸 굳이 고칠 필요 있을까?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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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Anna 2011/04/12 12:24 # 답글

    평화롭게 겉도는 1인 여기도 다녀감니다...ㅎㅎ
  • decadent hedonist 2011/04/12 22:20 #

    쉽게, 쉽게 살고 있습니다... 정말 이래도 되는걸까요?
  • Anna 2011/04/14 15:57 #

    자기가 사는 삶이 스스로한텐 정답이겠죠...
    근데 저도 확신이 안드네요....ㅎㅎ
    그래도 떠밀려 살고 싶진 않아요.
    최소한 내 의지대로 살아야 후회는 안 할 것 같은데....쉽지 않겠죠..>.<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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